Al Caffe (3) : Cappuccino Italiano


 최근의 캔커피 고급화(?)의 물결을 타고 칸타타인지 뭔지 하는 원두커피를 표방하는 커피가 나왔답니다. 밖에서는 캔 음료를 사먹는 편이 아니라서 나온지 한참 된 물건인데 바로 며칠 전에 알았네요. 캔음료 주제에 엄청난 가격이지만 실험정신으로 마셔봤습니다.









...뭐야. 칸타타고 칸타빌레고 10번 정도 죽어라.






 
정신적 쇼크가 너무 큰 관계로 이번 회는 쉽니다.











라는건 훼이크고 오늘은 카푸치노(Cappuccino*1)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이미지 출처 : en.wikipedia.org    



 썰을 풀기 막막하니 오늘도 만만한 스타벅스부터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전 이런 맥락에서 참 스타벅스가 좋아요. 말의 물꼬를 트는게 어디 쉬운 일이랍니까. 오늘은 스타벅스 메뉴판에 있는 '카푸치노'가 주제임다.

 사실 카푸치노만큼 흔한 말도 없습니다. 어쩌면 그 핵심이 되는 '에스프레소'보다도 더 널리 알려진 레시피가 아닐까 하는데요. 네이밍 센스에서 추측 가능하듯 당연히 이탈리아가 오리지날입니다. 1년 정도 된 묵은 이야기이지만, 굳이 커피사(史)를 쓰자면, 1년 정도 전에 역사책에 실릴 만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뭐냐 하면... 을 말하기 전에. 



 잠시 이야기를 돌려, 나의 유학 이야기를 좀 하겠스무니다. 때는 존핸 더운 6월의 어느날, 수업이 끝나고 같이 한 끼 때우려는 마음에 학교식당에 간 저는, 「6월은 한국 음식 페어의 달」이라는 관심 1g 정도 줄만한 캠페인을 보면서 식당에서 오늘의 추천 메뉴를 봅니다. 그런데 그게 한국 페어랍시고 하필...



...이런 물건이었습니다.

음식의 네이밍 센스는 차치하고, 좌측의 사진으로 음식의 맛을 추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맛이 니맛도 내맛도 아니고 거지개범벅이었다고 합시다. 당신은 이 자리에서 뭐라고 생각할까요? 제 반응은 대략 ↓



「이런 과일초파리같은 생퀴들 한국 음식에게 사과해라!」






 네. 카푸치노의 본산지, 이탈리아가 바로 그랬습니다. 어디서 듣도보도 못한 잡것들이 출몰해서 오리지날 카푸치노 대신 별 거지같은 음료에 카푸치노 이름을 달더니, 모카치노, 프라프치노, 우동치노와 같이 별 특이한 음식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처음에야 귀엽게 봐주지만 어느날 문득 주위를 보니 오리지날 대신 카푸치노 축에도 못 드는 게 월드 스탠다드가 되었다면, 정말 이탈리아 사람들은 기분이 더럽겠죠? (대표적으로 스타벅스와 같은 미국계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는 이탈리아에서 그리 환영받지 못하는데, 이 이야기는 나중에 스타벅스를 까는 편에서 따로 하도록 합니다)



그래서 무려 국립(...) 이탈리아 에스프레소 연구소라는 기관에서 카푸치노를 '정의'해버립니다. 간단히 말해 짝퉁은 짜지라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그 카푸치노의 표준이라는 것은...


레시피 표준
  25ml의 에스프레소 샷
  섭씨 55도로 데워진 125ml의 (거품을 포함) 우유.
  약 150-160ml의 용량의 도자기 잔에 담을 것. 

특징
  수 초 안에 마실 수 있어야 할 것
  마시고 난 뒤 컵 바닥에 우유의 거품 자국이 남을 것.
  마시고 난 뒤 입가에 콧수염 모양의 거품이 남아 있을 것.
  커피와 우유를 지나치게 섞어 완전한 갈색이 되지 않게 할 것.
 

 ...뭔가 숫자가 많이 나오는게.... 뭐 수량적 요소는 제끼고, 항목을 자세히 보면 Take-out 커피 전문점을 의식하는 문구가 곳곳에 보이네요. 특히 도자기잔의 경우는 커피 테이크아웃점의 종이재질 컵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고, 용량을 명확히 정한것은 스타벅스와 같은 커피점에서 큰 사이즈의 커피(Grande나 Venti등)를 겨냥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중 가장 개그처럼 보이는 조항이 "마시고 난 뒤 프링글스콧수염 모양의 거품이 있을 것"인데, 사실 이것은 어느 정도 '카푸치노 컵'이라는 것을 우회해서 말한 것은 아닐까...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스타벅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커피점들은 '에스프레소 잔'이외에는 전부 사이즈만 다른 머그컵을 쓰고 있지요. 카푸치노의 포인트이자 특징이 우유거품인데, 이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머그컵은 2%...아니 한 20%정도 부족하지요. 매장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살고 있는 신촌 근처에서는 P커피점 정도가 유일하게 카푸치노를 주문하면 카푸치노 컵에 가져다 주더군요. 물론 항상 그런건 아닙니다만...

 
아무튼, 저 기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보시고 싶은 분은 이쪽으로 부탁드립니다.
 (링크 : UK, Guardian지,「Italy puts froth back into capuccino」2007.01.01. )




 사실 저는 커피를 추출할 때 물의 온도가 몇 도여야 하고, 원두의 굵기와 볶아진 상태는 어느 정도여야 하고... 와 같은 일반적인 스탠다드에 크게 구애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내 입에만 맛있느면 그게 최고의 커피인 것이죠. 굳이 제 추출방법을 이야기하자면 에스프레소가 30ml가까이 되게 추출하고 있으며, 80도에 육박하는 '뜨거운" 우유로 만들어 내고 있으니 사도(邪道)군요. :D 어떤어떤 스탠다드에 맞추지 못했으니 니껀 흙탕물이고 내껀 흠좀 쌈박한 커피고... 미쳤지요? 

 하지만, 역시 문제가 있다면 카푸치노라는 음료가 잘못 이해되는 것이겠지요. 대충 메뉴얼 보고 배운 알바생이 프링글스 껍데기같은 머그컵에다가 거품만 잔뜩 얹어서 대충 내 놓는 것을 카푸치노라고 잘못 아는 것은 역시 곤란하지 않을까요. 입장을 바꿔서, 일본에서 팔고 있는 달달하고 겉절이만도 못한 '기무치'가 전세계 사람들에게 표준이라고 알려지면 안타까운것처럼 말이지요. 전 세계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레시피를 소개한 이탈리아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감사의 표현이라 해 둡시다. : )



 

 
 살짝 쉬어가는 의미에서 전세계적으로 고유명사나 다름없어진 '카푸치노'...라는 독특한 이름의 기원은, 흔히 말해지는 바로는 그 옅은 갈색이 이탈리아의 카푸친(Capuchin) 성당의 사제들이 입던 옷(robe)과 같다는 이야기도 있고, 이 카푸친 성당의 사제 중 하나인 Marco D'Aviano가 이 레시피를 개발했다는 이야기도 있군요. 

 ↓대충 이런 색. 그런데 이런 색이라면 "흙치노"같은것도 나쁘지 않을 법 했는데 말이지요.




 카페라떼나 카푸치노의 공통점은 바로 '우유'가 들어간다는데 있습니다. 비단 카푸치노만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조금 본격적으로 우유 이야기를 조금 하자면, 커피에 우유를 넣는 것은 맛은 차치하고라도 위장을 보호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회의 카페오레나 카페라떼, 그리고 이 카푸치노는 우유를 사용한 대표적인 메뉴라 할 만 합니다. 사실 커피점에 가보면 대부분의 메뉴는 에스프레소 샷에 우유를 섞는 일에서 시작되지만... 일단 '시럽이나 파우더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카페라떼와 카푸치노는 순수하게 에스프레소 + 우유라는 공통점이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주위에 보면 커피 먹고 속 버렸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대체 이 괴리는 뭔가요. 자판기 같은데 보면 밀크 커피라고 되어있는데 이건 우유를 넣은 커피가 아닌가요? 네. 아닙니다. 우유의 짝퉁이라고 부르기조차 민망한 물건이지요. 

 인스턴트 커피, 혹은 다방커피라고 부르는데 여기에는 "프리마"라고 고유명사화되었지만 식품상 분류로는 "커피크림"혹은 "크리머(Creamer)"라고 하는 물건이 들어갑니다. 대충 분유랑 비슷하게 생겨서 분유처럼 우유를 어찌어찌 변화시킨걸로 보이는데 실제로 주요 성분은 팜유(식물성기름)입니다. 
 식품영양에 대한 지식이 초파리 레벨인 주인장이 멋지게 화합물 이름으로 설명해봤자 약 팔러 온 장사꾼의 사기나 다름없으니, 대충 몇 군데에서 짜깁기해봅시다. 주 원료인 (식물성)기름과 물은 기본적으로 섞이지 않아서, 이 둘을 섞어주기 위한 유화제를 넣습니다. 이 유화제가 소르비탄지방산에스테르(Sorbitan Esters of Fatty Acids)라고 하는 물건인데 일단 이름부터가 좀 무섭군요. .*2뭐 여기에 무슨 성분이 들어가는지는 아는 바가 없으니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기로 하고, 중요한건 이러한 프림의 성분들이 "오리지날 우유"와는 털끝만큼도 관련이 없다는데에 있습니다. 프림, 프림 하고 말하지만 조금 더 적나라한 영어식 표현을 빌리면, "Coffee Whitener"정도가 되겠군요.

이러한 프리마의 시발점은 네슬레(왜 그 코코아 만드는 회사요...)가 만든 "커피메이트"라고 하는 상표입니다. 19세기의 끝무렵에 최초로 등장한 이 제품은 사실상 인스턴트 커피 시장에 대혁명을 일으켰는데, 이전까지는 보존 기간이 수 일에 불과한 크림을 파우더 형태로 만들어 장기간 보존 가능하게 한 것이지요. 나아가 1960년대에 개발이 시작된 새로운 생산라인에서는 카제인(우유의 단백질)과 유지방을 사용하지 않아 "Non-dairy creamer(유제품을 포함하지 않은 크리머)"라는 신어를 만들어 내게 됩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이러한 크리머 안에 바닐라, 헤즐넛과 같이 맛을 내는 성분를 첨가함에 따라 심심한 인스턴트 커피에 '맛'마저 첨가하게 되는 것이지요. (종류는 이쪽의 위키피디아 참고) 결과적으로 인스턴트 커피와 함께 커피의 대중화를 이끌어 낸 쌍두마차라고 불릴 만 했지만, 커피라는 '음료'의 본질은 크게 흐려졌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소 이야기가 멀리 돌아왔는데, 결과적으로 다소 과학적 사실과는 거리가 있더라도 상식적인 레벨에서, 이러한 '프리마'를 넣은 커피와 '우유'를 넣은 커피 중에서 어떤게 더 위장에 부담스러울까요. 이탈리아 사람들은 아침저녁으로 카푸치노나 에스프레소를 마신다고 흔히 알려져 있습니다만, 만약 커피가 위장에 나쁘다는 말이 사실이라면 이탈리아 사람들은 모두 강철의 위장이겠군요. 물론 저도 지금쯤 죽어 있어야 하겠지요 :D  





 결론이 붕 뜨고 있지만, 어찌되었 세계적으로 너무나도 잘 알려진 듯이 카푸치노는 매력적인 음료입니다. 어디선가 '아이스 카푸치노'같은것도 얼핏 본 거 같은데, 우유 거품은 섭씨 50도 이상의 증기로 만들어내는게 기본인데 과연 어떻게 우유거품을 쓰는지 모르겠군요. 설마 거품 없이 이름만 카푸치노이려나. 우리도 숭늉치노 이런걸로 한번 나가 볼까요?







다음 회에서는 모카와 싸우겠습니다.




.*1카푸치노의 올바른 알파벳 표기는 Cappuccino입니다. '치'라는 발음이 들어간다고 해서 Cappuchino는 아니지요,


.*2저는 '검증되지 않은 자연상태의 물질'이 '충분한 실험을 통해 그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된 인공물질'보다 단연코 우수하다고 생각하는 쪽은 아닙니다. 이 글에서 커피 크리머를 까는 이유 중 하나는 그것이 '오리지날 우유가 아니기 때문'이지, 결코 '위험(해보이는)화학물질이라서'가 아닙니다. 전 식품영양학적 혹은 화학적으로 커피 크리머를 깔만한 지식도 의지도 없습니다(...)

by 하츠나기 | 2008/04/01 08:49 | al caffè | 트랙백 | 덧글(14)

Al Caffe (2) : Caffe Latte v. Cafe au Lait


비주얼상으로 우유와 커피의 경계선이 무너져서 절망적이지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 줍시다.

내맘대로 혼합 : Caffe Latte
30ml Espresso Shot
75ml Steamed Milk,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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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고대 석기시대쯤에 왕성히 번창하다가 멸종된 아이스크림 「까페오레」라는게 있었지유.


대충 이런 비주얼. ↓




 어릴 적에 제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랭크 5위 정도에 들었습니다. 당시에는 커피 먹으면 머리 나빠진다는 말이 있어서, 이 아이스크림도 마더몬의 박해를 받았습니다만...  최근 주인장의 상황을 보니 머리 나빠진다는 게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조금씩 들고 있습니다. 참치캔에 들어있는 DHA좀 먹어야 겠네요. 아무튼, 근데 왜 요즘은 이 「까페오레」라는 말이 멸종이 되었나요? 그 전에, 아이스크림 말고 카페오레라는 말이 뭔데?


 뇌이버에 검색 때리면 바로 나오는 이야기이지만, 일단 카페오레(Cafe au Lait)라는 건 결국 우유커피(Coffee /w Milk)라는 이야기입니다. 검색 또 때리면 비슷한 걸로 카페라떼(Caffe Latte)라는게 나오는데, 펌에 펌에 펌을 거듭하며 무한 증식하는 지식즐의 특성상 백이면 98정도 같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카페오레는 프랑스 어로 우유(Lait)가 들어간 커피라는 뜻이고,
카페라떼는 이탈리아 어로 역시 우유(Latte)가 들어간 것이므로,
결국 카페오레와 카페라떼는 같은 말입니다.

(간간히 스페인어로 카페 꼰 레체 cafe con leche라고 한다는 주석도 보입니다)


 ...우리말로 해석해 놓으면 똑같이 생겼습니다. 우유가 들어간 커피라니깐? 그런데 왜 요즘은 카페오레는 멸종되고 카페라떼가 무한증식하나요? 이 질문에 대한 답부터 해 봅시다. 아이스크림의 멸종도 뼈아프지만 그건 냅두고...

 카페오레와 카페라떼는 우유를 넣는다는 점에서는 일치하지만, 커피의 추출방식으로 구별되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프랑스인과 이탈리아인들이 저 둘을 엄격하게 구분해서, 프랑스에서는 카페오레만 마시고 이탈리아에서는 카페라떼만 마시는 건 아니겠지만...  


 ...구분 이야기를 하기 전에, 잠시 여기서 흔히 인스턴트 커피와 구별해서 '원두커피'라고도 불리는 음료를 생각해 봅시다. 잘 감이 안오시면, "희어멀건하고 좀 밍밍한 커피"를 떠올리시면 되겠습니다. 한때 필수 혼수품 중 하나였던 커피 메이커라는 것은 소위 '드립 커피'라고 불리는, 중력을 이용해 커피콩에서 커피를 추출하는 방법을 기계화 한 상품입니다. 아 뭔가 좀 어렵네요. 중력이라니 무슨 우주선인가요? 그냥 과학교실로 갑시다.


 ① 커피(콩)을 갈아서 가루로 만든 뒤 뜨거운 물을 탑니다.
 ② 좀 냅두면 가루가 우러나 커피물(...)이 됩니다.
 ③ 이때 남은 커피가루를 싹 뽑아내면 커피 완성.


대충 이런 느낌으로 이루어지는것이 드립커피입니다.*1 그런데 너무 추잡하죠? 뭐 흙탕물 같은걸 만들고 나중에 흙만 걸러낸다고? 고로 좀 우아하게 갑니다.







 ① 종이 재질 등으로 된 필터를 컵 위에 올린다.
 ② 필터 안에 커피가루를 담고 뜨거운 물을 붓는다.
 ③ 냅두면 알아서 컵에 커피물(...)만 떨어진다.

오오 좀 우아하네요. 이 때 필터에서 컵으로 방울 방울 떨어지기 때문에 드립(drip)커피라고 한답니다. 물론 뜨거운 물을 그냥 붓는것은 아니고 다소 요령이라는 게 필요한데, 결국 이는 사람의 손으로 수행되므로 이를 핸드 드립이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카페오레는, 일반적으로 이러한 드립 커피에 우유를 첨가한 것을 말합니다.*2 그럼 왜 이런 카페오레가 멸종되었는가? 그것은, 유감스럽게도 카페 라떼의 유행, 정확히 말해 에스프레소가 유행하기 때문입니다. 요 몇년 사이에 폭발적으로 늘어난 스타벅스를 비롯한 에스프레소 전문점 때문이지요. 
*3

 에스프레소(Espresso)라고 하는 말은 이탈리아어로 '빠르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얼마나 빠르냐 하면, 드립커피의 추출시간이 1분에서 2분 정도 걸리는 데 반해, 에스프레소는 25-30초 남짓 걸립니다. 스타벅스에 가면 뭔가 거대한 기계가 있고 쉬익 하고 증기를 뿜는 소리도 간간히 들리는데, 이 기계로 추출하는 것이지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정의를 가지고 있는데, 

 ① 7g 정도의 매우 곱게 갈린 커피콩(커피빈)으로
 ② 25-30초 정도의 빠른 시간 내에
 ③ 9기압 이상의 압력으로 약 30ml의 양을 추출한 커피.

 포인트는 9기압. (드립의 경우 중력=1기압) 이 정도의 높은 압력으로 추출하면 수용성 성분뿐만 아니라 비수용성 성분까지 함께 추출됩니다. 쉽게 말하면 압력솥밥의 포스군요. 커피콩 안에 존재하는 맛과 향같은 요소들을 "손실 없이" 커피음료로 전환하는 과정, 즉 추출방법의 개선은 커피가 발견된 이래 지속적으로 개량되어왔고, 현재로서는 가장 커피콩 안의 성분을 손실 없이 응축해서 커피잔에 담을 수 있는 방법이 에스프레소이다... 라는 것이 됩니다. 

 에스프레소의 장점은 상당히 많은 바리에이션 메뉴를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스타벅스 가면 메뉴판의 커피 메뉴의 거의 전부는 에스프레소 한 잔에 무언가를 섞고, 시럽을 추가하고, 거품을 올리는 작업에서 시작됩니다. 특히 증기(스팀)을 이용한 우유 거품, 캐러멜이나 초콜렛 등의 달콤한 시럽과 휘핑크림 등의 첨가로, 접하기에 거부감이 드는 에스프레소보다 상대적으로 '먹히는' 음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지요. 



 
 에스프레소가 맛있냐 드립커피가 맛있냐는 개인취향이니 넘어가더라도, 에스프레소는 상업적으로 이용하기 쉬운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고도로 표준화/기계화된 환경을 들 수 있겠네요. 핸드 드립의 경우 물방울을 떨어뜨리는 과정 전체에 사람이 붙어있어야 하지만, 에스프레소의 경우 기계에 장착후 추출까지는 기계가 담당하는데다가 위에서 말한대로 표준용량/표준추출시간이라는게 있다 보니 메뉴얼만 봐도 '어느 정도는' 가능하게 됩니다. 
 
 드립커피를 메인으로 하는 가게에 가 보면, 커피의 원두를 종류별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메뉴판에는 여러 종류의 원두 (생산지,원두의 등급, 볶은 정도 등)가 나열되어 있는게 일반적. 반면 에스프레소의 경우 원두의 종류는 크게 중요하지 않으며, 우유와 시럽을 어떻게 혼합하느냐에 따라 메뉴가 정해집니다. 커피 원두의 장기 보관은 사실상 무리(대략 볶고 나서 1주일 정도)인 반면에 우유는 쉽게 구할 수 있고 시럽은 상온에서도 변질되지 않습니다. 당연히 '가게에서 재료를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에스프레소가 편합니다.

 고객도 접근하기 쉽겠지요. 보통은 생산지나 등급별로 분류된 커피 원두가 각각 어떤 맛을 내는지 자세하게 알기는 어렵습니다. (이름도 뭔가 굉장히 길고...) 점원도 설명하기 곤란합니다.  점원에게 xx메뉴가 뭔지 물었더니, "과일과 같은 신맛과 잔잔한 단맛(Hawaian KONA)", "강한 바디감과 꽃향기, 그리고 낮은 산도 (Indonesia JAVA)" ...라고 말할 경우 이해하기 쉬울까요, 아니면 "커피 원액에 우유 및 우유거품을 첨가한 것(카푸치노)" "커피 원액에 초컬릿 시럽과 우유를 넣은 것(흔히 말하는 카페모카)" 이라고 하는게 쉬울까요. 




 결국, 맛의 우위 여부는 제쳐두고, 많은 수의 커피점들에서 에스프레소가 유행하면서 에스프레소를 기본으로 하는 여타 메뉴들 역시 이탈리아 어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Latte, Con Pana, Macciatto 등) 이에 따라 자연스레 드립 커피는 소수의 가게에서만 취급하는 것이 되고, 프랑스어로 된 '카페오레'역시 서서히 잊혀저 가게 되는 것이겠지요. 





 물론, 세간에는 이미지 마케팅이니 뭔지가 있는 모양입니다만 모릅니다(...) 묻지 마세요.











 *1 정확히 말하면 흙탕물만들기(...)와 드립은 커피의 추출 분류상 명확히 다른 분류입니다. 일본식의 분류에 따르면 전자는 침지법(浸漬法), 후자는 투과법(透過法)으로, SCAA식 분류로는 전자는 Steeping Method(담금식) / 후자는 Drip Filtration(드립여과식)에 속합니다. 흙탕물만들기랑 유사한 방법으로는 프렌치프레스(French Press)나 이브리크(Ibrik=이슬람식 커피 추출 방식)에 의한 추출이 있슈.
 
 *2 이러한 구별법은 대부분 미국의 커피점에서 쓰이고 있으나... 정작 커피의 본고장인 유럽에서는 자주 혼동되어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드립이 아닌 프렌치프레스(French Press)식의 커피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3 그 외에도 미스토(misto, 'mixed'라는 의미)라는 말이 카페오레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국내의 스타벅스에는 메뉴에 올라 있지 않지만, 국외의 스타벅스에는 카페 미스토(Cafe Misto)라 하여 에스프레소를 사용한 카페라떼와는 달리, 드립커피(아마도 '오늘의 커피'라고 불리는 메뉴)에 우유를 첨가한 메뉴가 있습니다. 




P.S. 이 포스트는 전문적인 지식의 전달과는 백만년 정도 거리가 떨어져 있으며, 주인장은 바리스타나 커피감별사(Cupper)와 같은 관련 직업에 종사하지도, 이를 지망하지도 않슈. 고로 프로페셔널의 잣대로 까버리면 울지도 모릅니다.

by 하츠나기 | 2008/03/06 19:05 | al caffè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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